널 사랑하기로 했다. 속죄다, 너를 향한. 많은 고민을 했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널 사랑하기로 했다. 많은 고민과 고통 속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아직 마음 깊숙한 곳에서 널 사랑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널 사랑하기로 했다. 마른걸레를 쥐어짜듯 있을 리 없는 감정을 억지로 이끌어 내려했다. 그때의 내 행동에 대해 후회한다. 그렇기에 너에게 사랑을 주려했다.

난 너를 사랑하기로 했다.

내 차에 치여 몸을 움직일 수 없는 너를. 눈만 꿈뻑이며 날 노려보는 너를 난 사랑하기로 했다. 내 남은 인생 모든 걸 다 받쳐 널 사랑하기로 했다. 그게 너를 위해 하는 내 속죄가 되기를 바라며. 나를 노려보는 너의 독기 가득한 눈을 마주하고 있노라면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단 십 분, 그 빌어먹을 십 분만 늦게 차를 몰았다면, 혹은 그 술집에서 단 십 분만이라도 늦게 나왔다면 너를 이렇게 만들지 않았을 텐데.

빌어먹을 네 몸뚱이를 바라보며, 난 너를 사랑하기로 했다. 내 속죄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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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alg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