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왜 이다지도 나가는 게 무서울까요. 남들은 아무렇지 않게 하는 모든 것들이 나에게는 왜 공포가 되는 것일까요.
'네가 쓰레기라 그런 거야! 덜 떨어진 새끼' 아버지는 항상 그렇게 나에게 말하곤 하셨지요.
'조금만 더 용기를 내보렴, 아빠가 널 걱정해서 하는 말이란다' 그 이후 어머니는 그렇게 말하셨지요. 사실 두 분의 말씀은 저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지만요.
나는 덜 떨어진 게 맞는 것만 같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내 모든 행동이 다 이해가 되니까요. 덜 떨어진 쓰레기에겐 자그마한 용기조차 넘지 못할 커다란 산과 같으니까요. 마치 내 방의 문지방처럼요.
세상은 마치 저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만 같습니다. 적어도 저에게는 그게 맞을 것만 같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게 잘 못 된 걸까요? 아니면 제가 틀린 걸까요?
밖에 나가는 것조차 못 하는 저는 무엇이 문제일까요. 그렇게 생각하면 아버지의 말이 틀린 게 하나 없는 것 같습니다. 전 아마 계속 이렇게 있을 겁니다. 문지방 너머의 변해가는 세상과는 다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