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의 감정을 도구로 삼지 않았나. 그 헛된 감정과 거짓된 상심을 도구 삼아 거짓된 글을 적고 있진 않았나. 가면이라 생각했던 게 내 본 얼굴이라면, 본모습이라 생각했던 게 가면이 되는 것인가. 아니, 두꺼운 낯짝을 뒤집어 거죽을 떨궈낸다면 그건 내 얼굴인가. 피를 땅에 뚝뚝 떨궈내며 비곗덩이 출렁이는 몸뚱이는 언제나 거짓을 고하고만 있는가. 나에겐 결국 거짓만 도구로 남아 감정을 속이고만 있는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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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alg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