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골목으로 찾아들어갔다. 어두운 골목 한 귀퉁이에 박스를 움직여 그 사이에 몸을 누였다. 이 차가운 겨울밤 바람을 박스가 막아주길 바라면서. 밤은 길었다, 빌어먹게도 나날이 날씨는 추워져가고 있는 것만 같았다. 나로선 알턱이 있나, 추운 겨울의 밤이란 끝날 줄 모르는 배고픔과 추위, 그리고 외로움과의 싸움이었다. 언제나와 다름없이 오늘도 수확은 별로 없었다.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 더미에선 굶주린 배를 채우기엔 턱없이 모자란 양의 먹을 것들 뿐이었다. 굶주린 배를 애써 잊으려 박스 안으로 몸을 더욱 욱여넣었다. 이 빌어먹을 몸뚱이도 나날이 늙어가고 있었다. 먹을 것을 구하려 밤거리를 쏘다니던 체력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을 터다. 더군다나 이 추위 앞에서야.
이 밤거리에서 상념은 좋은 버릇은 아니었다. 살아있음을 유지시키는 건 결국 먹을 것과 안정된 수면. 이따위 얕은 상념은 결국 모든 것을 망칠 뿐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저 골목길 끝으로 보이는 화려한 땅의 별빛들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물론 이 상념의 나쁜 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추위와 함께 갈수록 길어지는 이 시간을 어찌 됐든 무료하지 않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이었다. 추위와 함께 사람들의 얇은 옷은 두꺼워져만 갔다. 바닥까지 끌릴 것만 같은 긴 옷들을 주렁주렁. 그들은 몸에 두를 수 있는 박스를 걸치고 다니는 것만 같았다.
사람이란 참으로 눈을 뗄 수 없는 존재였다. 어둠만이 가득한 이 으슥한 골목에서 그들의 행위를 보고 있노라면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여기 자리 잡은 시간 동안, 저들이 다니는 밤은 낮보다 더 밝아졌고, 저 위의 하늘보다 별이 많게 되었다. 반짝거리는 그것들이 저마다의 색으로 반짝거리며 사람들의 얼굴 위로 쏟아져 내리는 것만 같았다. 그들의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하얀 온기가 부서지듯 땅 위의 별들을 가리곤 했다. 마치 안개처럼 흩어지며 또는 부서지며 그 온기는 별들을 가리며, 그리고 서로의 얼굴에 스치며 사라져 갔다. 사람들은 서로에게 서로의 온기를 전해주는 것만 같았다. 물론 내 입에서도 이 하얀 온기가 뿜어져 나오곤 있었지만, 글쎄 그건 이 골목에서 느낄 수 있는 따뜻함은 없었다. 적어도 나에겐. 가슴 깊숙이 파고드는 것이라곤 따뜻함 없는 맹렬한 추위뿐이었다.
난 항상 어둠이 깊어갈수록 그들에게서 눈을 떼는 것이 힘들어져 가고 있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몸이 안 좋아져서 일까. 아니면 그저 외로움 때문일까. 여기 이곳에 있는 친구들에게서 느낄 수 없는 그 하얀 온기를 나도 느끼고 싶은 것일까. 박스에 몸을 더욱 기댔다. 차가운 바람이 조금은 나를 피해 가기를 바라면서 눈을 감았다. 어찌 됐던 내일도 살아가기 위해선 찬란한 땅의 별들을 바라보는 것을 멈추고 조금이라도 자야 했다.
"야, 여기봐바"
눈을 감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렸다. 난 조심스레 눈을 떠서 소리를 낸 사람을 찾았다. 교복을 입은 아이들은 천천히 나에게 다가와 무릎을 낮추고 손을 내밀었다.
"안녕? 여기 춥지 않니?"
난 몸을 일으켜고 눈을 비볐다. 사람들이란, 가끔 이렇게 다가와 먹을 것을 주기도 한다. 그게 선의이든 그저 동정이든. 아이는 손을 뻗어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내 머리 위로 아이의 하얀 온기가 뿜어져 내렸다. 땅의 별은 보이지 않았지만 어둠 속에 너무나도 선명히 하얀 온기가 보였다.
"나비야, 나랑 같이 가지 않을래?"
난 아이의 손에 머리를 부볐다.
야옹-.
이 밤거리에서 상념은 좋은 버릇은 아니었다. 살아있음을 유지시키는 건 결국 먹을 것과 안정된 수면. 이따위 얕은 상념은 결국 모든 것을 망칠 뿐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저 골목길 끝으로 보이는 화려한 땅의 별빛들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물론 이 상념의 나쁜 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추위와 함께 갈수록 길어지는 이 시간을 어찌 됐든 무료하지 않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이었다. 추위와 함께 사람들의 얇은 옷은 두꺼워져만 갔다. 바닥까지 끌릴 것만 같은 긴 옷들을 주렁주렁. 그들은 몸에 두를 수 있는 박스를 걸치고 다니는 것만 같았다.
사람이란 참으로 눈을 뗄 수 없는 존재였다. 어둠만이 가득한 이 으슥한 골목에서 그들의 행위를 보고 있노라면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여기 자리 잡은 시간 동안, 저들이 다니는 밤은 낮보다 더 밝아졌고, 저 위의 하늘보다 별이 많게 되었다. 반짝거리는 그것들이 저마다의 색으로 반짝거리며 사람들의 얼굴 위로 쏟아져 내리는 것만 같았다. 그들의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하얀 온기가 부서지듯 땅 위의 별들을 가리곤 했다. 마치 안개처럼 흩어지며 또는 부서지며 그 온기는 별들을 가리며, 그리고 서로의 얼굴에 스치며 사라져 갔다. 사람들은 서로에게 서로의 온기를 전해주는 것만 같았다. 물론 내 입에서도 이 하얀 온기가 뿜어져 나오곤 있었지만, 글쎄 그건 이 골목에서 느낄 수 있는 따뜻함은 없었다. 적어도 나에겐. 가슴 깊숙이 파고드는 것이라곤 따뜻함 없는 맹렬한 추위뿐이었다.
난 항상 어둠이 깊어갈수록 그들에게서 눈을 떼는 것이 힘들어져 가고 있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몸이 안 좋아져서 일까. 아니면 그저 외로움 때문일까. 여기 이곳에 있는 친구들에게서 느낄 수 없는 그 하얀 온기를 나도 느끼고 싶은 것일까. 박스에 몸을 더욱 기댔다. 차가운 바람이 조금은 나를 피해 가기를 바라면서 눈을 감았다. 어찌 됐던 내일도 살아가기 위해선 찬란한 땅의 별들을 바라보는 것을 멈추고 조금이라도 자야 했다.
"야, 여기봐바"
눈을 감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렸다. 난 조심스레 눈을 떠서 소리를 낸 사람을 찾았다. 교복을 입은 아이들은 천천히 나에게 다가와 무릎을 낮추고 손을 내밀었다.
"안녕? 여기 춥지 않니?"
난 몸을 일으켜고 눈을 비볐다. 사람들이란, 가끔 이렇게 다가와 먹을 것을 주기도 한다. 그게 선의이든 그저 동정이든. 아이는 손을 뻗어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내 머리 위로 아이의 하얀 온기가 뿜어져 내렸다. 땅의 별은 보이지 않았지만 어둠 속에 너무나도 선명히 하얀 온기가 보였다.
"나비야, 나랑 같이 가지 않을래?"
난 아이의 손에 머리를 부볐다.
야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