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이유 없이 터져 나오는 짜증을 억누르고 웃고 있다. 시발, 말단, 쫄다구, 신입. 시발. 속으로 수없이 터져 나오는 욕설을 한마디도 내뱉지 않는다. 목소리가 가라앉는다. 억지로 웃는 근육이 경련을 일으킨다. 눈이 멍하니 다른 곳을 향한다. 머릿속이 어지럽다. 이 짜증을 누구에게 풀지? 하지만 아무에게도 풀 사람은 없다. 속으로 삭힌다. 마음속 한 구석에서 응어리가 생긴다. 욕이 나온다. 괜히 건드는 상대방의 얼굴을 후려갈기고만 싶지만 그럴 수는 없다. 난 또 웃는다. 베알꼴리는 사회생활 말단. 웃을 수밖에 없는 위치다. 술도 먹지 않았는데 속이 쓰리다. 위액이 넘어오는 것만 같다. 괜히 타는 속을 달래려 물을 마신다. 입안이 바짝-마르고 씁쓸하다. 시발. 왜일까. 왜 하필 오늘일까. 수 없이 참아온 많은 날들이 한순간에 무너지고 있다. 거의 일 년 넘게 나는 스마일맨-. 가족과 친구 그리고 회사에서도 난 화내는 법이 없는 그런 병신. 웃음 뒤에 숨어서 사람 좋아 보이는 모습을 한 그런 병신. 사람들은 그저 내가 실없이 쪼개고 다니는 놈으로 보이겠지. 마음속 구멍으로 한없이 슬픔을 쏟아내는데, 그게 하필이면 오늘. 넘쳐버렸는데. 왜 이런 슬픔이 쌓였을 때도 난 누구에게 말할 수도 없고, 누구에게 안길수도 없는 건지. 그동안 내가 쌓아온 이미지가 아까운 건지, 그냥 주변에 사람이 없는 건지. 이 짜증은 사라지지 않고 더욱 커져만 간다. 제발 날 건들지 마. 날 혼자 있게 해줘. 제발. 하지만 그럴 리 없지. 다시금 시작되는 수많은 일거리들. 제발. 제발. 제발. 오늘만큼은...

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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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alg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