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의미에선 역병과도 같은 존재였다. 사람들의 마음을 좀먹는 존재. 어느 순간 보면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는 질병. 단지 몇 명만이 벗어날 수 있는 그런 질병. 모두들 죽어간다. 마음이- 생각은 어느새 중요하지 않았다. 그들은! 역병이었다 아니, 역병을 옮기는 들쥐. 그것이었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중독되어 죽어가고 있다. 뜻도 모를 말을 하며 하늘을 향해 소리친다. '저희를 구원하소서, 저희를 굽어살피소서!' 빌어먹을! 지랄 맞은 신! 지랄 맞은 신도들! 빌어먹을 신앙, 역병!
도망쳐야 한다! 여기서! 이 빌어먹을 사이비 집단 틈에서- 나도 광기에 물들어버리기 전에. 내 주위의 모든 것들은 미쳐가고 있다. 물들어가고 있다! 이 지랄 맞은 들쥐들 틈에서 달아나야 했다! 끝나지 않는 믿음, 지랄 맞은 믿음, 타협이란 모르는 빌어먹을 들쥐들의 역병을 피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