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사람이 되기 위한 수 없이 많은 시도를 한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사람들의 마음에 드는 정답을 얻는다. 그것은 수많은 실패와 허무 끝에 얻어낸 아주 작은 성취감, 아무것도 주어지지 않는 그런 성취감.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남에게 피해를 끼치면 안 돼,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언제나 획일적이고 일방적인 그들의 가르침은 벼랑 끝 줄타기처럼 한발 한발이 위태롭게 만들었다. 실수하면 떨어져 내릴지도 몰라, 한순간 저 나락으로, 난 실패하고 말 거야. 팽팽한 줄타기 위에 그들은 내 머리 위로 그득그득 짐을 지운다. 마치 언젠가 내가 떨어져 내릴 것을 더욱 가속화하려는 것처럼. 혹시라도 발을 헛디뎌 떨어질 때엔 그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지르며 다들 나를 비웃겠지. 박장대소하며 나의 실패를 아주 즐거운 연극인 것처럼 바라볼 것이다. 난 시행착오를 거듭한다. 줄타기에 간혹 떨어질 것처럼 매달려가며, 아주 비굴하게 그들의 관심을 얻어가며 그들의 말 잘 듣는 개처럼.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해, 그들의 관심이 나에게서 멀어지지 않게. 그리고 그들이 겉으로 내뱉지 않은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게. 수많은 시행착오를 수정해 나간다. 언젠간 결국 떨어져 버릴 것을 알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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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alg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