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요, 나랑 자고 싶어요?"

당돌한 꼬마다. 아니- 꼬마라고 보긴 어려운가? 슬쩍 위아래로 훑어보니, 볼록한 가슴과 잘록한 허리, 이쁜 힙라인이 눈에 들어온다. 꽤나 성숙한 몸이다. 얼굴은 완전 애인데... 내가 잠시 대답이 없자 꼬마는 손가락으로 내 가슴을 툭 찌른다. 그리고는 장난기 섞인 웃음을 짓는다. 초승달처럼 사라지는 눈웃음이 매력적이다. 어딘가 많이 본, 매력적인 얼굴이다. 연예인을 닮았나? 잠시 기억을 뒤적여보지만 딱히 생각나는 배우는 없다.

"위아래로 훑어보지만 말고 말해봐요"

아-. 훑어보는 게 티 났나? 난 머리를 긁적거리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꼬마는 그 반응을 보더니 잠시 고개를 까딱까딱. 그러고는 손가락 다섯 개를 펴더니 쭉-내밀었다. 그리고는 장난치듯 손을 쥐었다폇다하며 눈앞에서 흔들어댄다. 내가 그 손을 잡고 끌어내리자 다시 씩-웃는다.

"어때요? 이렇게 싸게 하는 곳도 없고, 솔직히 아저씨 생긴 게 괜찮은 편이라 나도 싸게 해주는 거예요. 아무래도 나도 조금이라도 잘생긴 남자랑 하는 게 좋으니까, 어때요?"

잠시 그녀의 말에 피식 웃었다. 뭐 그래도 상관없겠지. 다섯 장이면 엄청 싼 편이니까. 내가 고개를 끄덕거리자 꼬마는 '낙찰-'이라고 중얼거린다. 그러고는 무언가 생각난 듯이 손바닥을 짝-소리 나게 부딪혔다.

"저기요 저 가기 전에 술 좀 사줘요"

그렇게 말하고는 편의점으로 끌고 들어간다. 그러고는 자연스럽게 안주거리 몇 개를 집어 들고는 나에게 건넨다. 나는 어정쩡한 폼으로 안주를 안고, 소주 몇 병을 집어 계산대에 올려놓는다. 간단한 신분증 검사-는 개뿔. 사십 대의 남자에게 신분증 검사를 하는 놈이 미친놈일 테지. 카드를 건네어 계산을 마치고는 편의점을 나간다. 꼬마는 앞에서 걸어가며 이 얘기 저 얘기 조잘거린다. 보통 이 일을 하는 여자애들과는 다른 면이 많다.

나는 꼬마에게 손짓을 하곤 근처의 골목으로 들어선다. 우리 둘은 자연스럽게 제일 먼저 눈에 띄는 모텔로 들어선다. 주인 여자가 잠시 껄끄러운 표정으로 우리를 바라본다. 하지만 딱히 제재할 생각은 없는 듯, 내가 건넨 카드를 받아 조용히 계산한다. 쓱 밀어준 키를 건내어받고 방으로 향한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모텔 특유의 라벤더 향이 풍긴다.

"후아-먼저 씻을래요? 아니면 내가? 아니면 같이 씻고 싶어요?"

그렇게 말하며 윗옷을 훌훌 벗어던진다. 아직 덜 여문 매끄러운 살결에 나도 모르게 손을 뻗는다. 약간은 단단한듯하지만 부드러운 가슴을 어루만진다. 꼬마는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닌 듯 내 손을 자연스레 떨쳐낸다.

"씻고 와요 씻고-!"

그렇게 말하며 내 등을 밀어 욕실로 밀어 넣는다. 샤워기를 틀고 몸을 서둘러 씻는다. 그동안에도 잠시 잠깐 만졌던 꼬마의 가슴이 아른거린다. 잠시 후 안을 꼬마의 덜 여문 몸이 계속해서 생각난다. 나는 물기도 다 닦지 않은 채 욕실을 나왔다.

알싸한 알코올 향기가 코끝을 찌른다. 꼬마는 침대에 아무렇게나 주저앉아 술병을 입에 가져간다. 그리곤 나를 보더니 손에 들고 있던 술병을 내민다.

"마셔요"

나는 옆에 앉아 술병을 받아 든다. 찰랑거리는 가벼운 소리가 들린다. 그대로 입에 가져가 삼킨다. 술병을 내려놓고 손을 뻗는다. 하얀 피부, 매끄러운 살결, 적당히 오른 살집. 손을 움직여 안쪽으로 밀어 넣는다.

"아저씨, 좋아요?"

"응?"

"나... 좋아요?"

꼬마는 그렇게 말하며 내 손을 끌어 자신에게 더욱 밀착시켰다. 따뜻한 숨결이 잠시 뺨에 와 닿는다. 아직 여린 교성이 귀를 간지럽힌다. 손끝에 닿은 얇은 천조각 너머로 꼬마의 체온이 느껴진다. 손을 움직이려 하자 꼬마가 힘을 주어 움켜쥔다. 불그레해진 얼굴로 꼬마는 계속 물었다.

"나 어때요? 좋아요?"

"응"

난 급한 마음에 대충 대답하고 꼬마를 끌어안았다. 여린 교성이 귀에 울리고, 덜 여문 몸을 거칠게 끌어안는다. 내 품으로 작은 젖가슴이 와 닿는다. 쿵쿵거리는 심장의 뜀이 몸 전체로 울려 퍼진다. 더 이상 꼬마가 하는 말도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 꼬마는 일그러진 얼굴로 고개를 돌린다. 술에 취한 건지 단순히 몸을 뒤섞어서 붉어진 것인지 얼굴이 새빨갛다. 거칠게 턱을 돌려 입을 맞춘다. 입술을 벌리고 혀를 얽는다. 왠지 모를 달콤한 입술에 더욱 거칠게 몸을 밀어붙인다. 우리의 교성은 조금씩 더 커져가고 몸은 뒤엉킨 채 떨어지지 않는다. 덜 여문 젖가슴에 얼굴을 박는다.

몇 시간이나-몇 번이나- 나는 그렇게 꼬마의 몸을 탐했다. 지쳐 쓰러져 잠들 때까지. 시끄럽게 울리는 체크아웃 알람 전화에 깨어나서 주위를 둘러봤다. 꼬마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나는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어 지갑을 찾았다. 훔쳐가진 않았군. 다행이란 생각이 들고나서야 몸이 끈 적하 단 걸 깨달았다. 아침에 한번 더 안았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지만 할 수 없지. 전날 밤의 후유증인지, 욱신 거리는 허리를 붙잡고 욕실로 들어가 샤워기를 튼다. 차가운 물이 머리 위로 떨어진다. 정신이 좀 맑아지고 나서야 거울에 빨갛게 쓰인 글씨가 보였다.

[날 잊지 말아요. 아빠]

다시 따르릉-하는 체크아웃 전화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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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alg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