쭉 뻗은 길을 달린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있는 스트로브 잣나무 군락이 스쳐 지나간다. 도로는 끝없이 이어진다. 일정한 속도로 뻗어가는 아스팔트 도로는 지평선과 맞닿아 끊임없이 토해내 진다. 매정히도 시간은 뜨거운 태양과 맞물려 끝을 향해 달린다. 이글거리는 태양이 떨어져 버리지 않게 계속해서 저 태양 안으로 차를 달린다. 이카루스 마냥 솟아있는 산맥이 눈 앞을 가로막는다.

차는 도로를 달린다. 끊김 없는 저 길을 달린다. 수 시간 이어진 고된 운전은 졸음을 불러오기에 충분했다. 라디오를 튼다. 알 수 없는 언어로 이어지는 말의 연속이 귀를 간질인다. 시간은 차와 같이 이동했다. 저 멀리 수평선 끝으로, 밤이 찾아오는 노을의 시간 틈으로, 기어코 바닥으로 충돌한다. 어둠은 태양의 폭발과 함께 찾아왔다. 스리슬쩍 어둠을 두른 별들은 보이지 않는 대지를 비춘다.

난 여행을 계속한다. 차를 몰아 저 어둠을 달린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있는 저 스트로브 잣나무 길 사이를 내달린다. 저 지평선 끝 어둠을 두른 별들을 향해 차를 내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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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alg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