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사랑한다고 생각할 때마다 꽃을 줘"
처음에 꽃을 사서 너에게 간다는 건 쑥스러웠다. 사실 그렇잖은가? 길가에 꽃을 들고 다니는 남자라니, 꼴사납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네가 좋다면-이라고 생각했다. 넌 꽃과 같았다. 아름다운 겉모습뿐만 아니라 옆에 있을수록 더욱 퍼져나가는 너의 매력은 향기와 같았다. 그래서 넌 꽃을 좋아하는구나 생각했다. 너와 닮아서-너와 같아서.
시간이 지나고 어느새 난 꽃을 사들고 너에게 간다는 게 쑥스럽지 않았다. 꽃을 닮은 너의 미소가, 같이 퍼져나갈 너의 향기가 일종의 기대로 바뀌어 있었다. 천팔백일이 가까워 오는 이 순간에도 넌 여전히 꽃과 같이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