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이란 지독한 후유증을 남겼다. 비극과도 같은 후유증은 날 천천히 좀먹어 들어가고 있었다. 숨을 제대로 쉴 수 없는 나날이 이어졌다. 목을 옥죄는 듯한 고통은 실제로 날 죽이는 것만 같았다. 아찔해져 가는 심장의 통증들은 시간이 지나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건 아마 네가 남기고 간 마지막 저주일 것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내가 너에게 준 상처만큼 네가 나에게 주는 저주라고. 날 천천히 죽여가는 아주 고통스러운 저주라고.
이 고통스러운 후유증을 견뎌내고 잠에 들 때쯤이면, 지쳐 쓰러져, 더 이상 네가 남긴 저주와 같은 고통을 잊어버리고 잠에 들 때면. 난 드디어 네 얼굴을 또렷이 떠올릴 수 있었다. 떠나버린 네가, 기억해내려 애쓰고 심장을 억죄는 고통 속에서 너를 잊으려 할 때에도, 흐릿한 잔상처럼 남아있던 네 얼굴이 잠들 때에서야 또렷하게 떠올랐다. 그건 마치 나에게 내리는 마지막 악몽과도 같았다. 눈물을 흘리며 떠올랐던 네 얼굴은 아침이 되면 다시 흐려질 것을 알았기에.
넌 나에게 지독한 후유증만을 남기고 그렇게 사라져 버렸다. 다시는 볼 수 없음에 나날이 흐려져가는 네 얼굴이 난 그렇게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이 후유증은 내가 죽기 전까지 계속 날 괴롭힐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