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철이 들지 않았다. 앞자리의 숫자가 두 번이 바뀔동안 나의 몸뚱이는 끊임없이 세포를 죽여가고 있었지만, 나의 정신은 어릴 적 그때를 답보하고 있다. 발전이 없는 정신상태는 나태하고 불안정함을 벗어나지 못했다. 끊임없이 게으르기만을 추구하는 이 육신은 어느새 지방 덩어리의 괴물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하염없이 언젠간 변화될 거라는 거짓된 자기만족을 하며, 대기만성할 것이란 헛된 꿈을 마음에 품은 채. 와룡과 봉추와 같이 아직 내 재능이 꽃피울 곳을 찾지 못한 것이라 세상을 탓한다. 사실 마음속 불안은 슬슬 머리를 치켜들며, 언젠가 튀어나올 준비를 하고 있단 걸 알고 있다. 난 알고 있다. 그 불안이 튀어나와 날 집어삼킬 날이 온다면, 그런 날이 언젠가 온다면. 아직도 성장하지 못한 날 좌절로 밀어 넣을 것이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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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alg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