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이들의 선의는 날 불편하게 하곤 했다. 그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내가 어떤 존재인지 깨닫곤 할 때마다 걷잡을 수 없는 불안을 몰고 오곤 했다. 검은 먹구름과 같은 불쾌감이 날 집어삼킬 때마다, 난 숨길 수 없는 비뚤어진 미소를 내뱉고는 했다. 나는 이 불쾌감에 대해 많은 날들을 고민해 왔다. 그들의 이유 없는, 목적 없는 선의는 언제나 반짝거렸다. 검은 그림자처럼 한없이 어둠에 스며져 있는 나에게조차 반짝거리는 선의의 손길을 내밀었다. 그럴 때마다 드러나는 내 치부와도 같은 그림자를 감추기에 급급했다. 그들과 나의 명암은 대비가 너무나도 극렬하여 다가가는 게 고통이 돼버리고 말았다.
그들이 내민 손에서 느껴지는 반짝이는 선의, 그리고 그 속에 스며있는 아주 조그마한, 나를 향한 연민. 그리고 그들 자신이 나와 같지 않다는 아주 조그마한 연민보다 더 작은 환희. 한번 눈에 들어온 이질감은 사라지지 않고 몸뚱이를 키웠다. 마치 암덩어리와 같이, 서서히 몸을 불리던 불쾌감은 이내, 그리고 이윽고. 나 자신을 뒤덮어 그들의 선의에 몸서리가 쳐질 정도로 극명한 불쾌감을 선사했다. 그건 아마 나 자신이 다른 이에게 선의를 표할 수 없는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 자신의 추악한 자존감이 만들어낸 방어기제로써의 불쾌감일 것이다. 내가 못하는 일에 대한 일로써 불쾌감을 만들어내는. 아마 이것은 고치지 못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