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관계는 비탈길과 같았다. 넌 위에서 그저 관망하며 날 내려볼 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너의 그 조그마한 관심과, 쓰레기를 버리는 듯한 무심한 감정의 표현들을 받기에 급급했다. 우리의 관계는 처음부터 그렇게 시작했기에.

난 끊임없이 너의 관심을 갈구했다. 그게 얼마나 처절한지 내 위에 있는 너의 발끝만 바라보며 한없이 애가 끓었다. 넌 귀찮아하며 짜증을 내며 그리고 조금씩 질려가며 나에게 던져주던 관심은 적어졌다. 내가 너에게 다가가려 비탈을 한 발자국 내딛을 때마다.

이윽고 너에게서 떨어진 조그마한 감정은 비탈길을 치달아 나에게 커다란 증오로 떨어져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그 걷잡을 수 없는 감정을 온몸으로 받아내야만 했다. 너의 그런 감정이라도 나에겐 필요했다. 너와 나의 관계는 비탈길과 같았다. 밑으로 치달아 떨어질 것 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난 너에게서 떨어질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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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alg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