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울적해 집을 나섰습니다. 간혹 가슴속 저 깊숙한 어딘가에서 훅 하고 무언가 치달아 오르곤 합니다. 집안의 퀘퀘한 곰팡이 냄새와 눅진한 공기는 몸에 들러붙는 것만 같습니다. 바다로 향했습니다. 저에게 바다는 일종의 쓰레기통이었습니다, 감정의 쓰레기통. 바닷바람을 맞으며 치밀어 오른 감정을 바다에 쏟아내면, 마치 저 바다의 끝, 빛이 한 줌 닿지 않은 심연 같은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것만 같았습니다. 어둠이 더욱 깊어지고 빛이 점점 사라질수록 제 감정도 그렇게 저곳으로 빨려 들어가길. 저 바다의 깊은 곳으로 끊임없이 가라앉기를 바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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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alg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