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일평생 이성과 감성의 괴리에서 생기는 내 행동의 일면들에 대하여 고민해왔다. 모순의 골짜기는 조금씩 깊어져 가 결국은 어찌할 도리 없는 크나큰 협곡으로 변해버리었다.

난 어찌하여 고민과 고민을 거듭하여 해결할 수 없는 실마리를 찾으려 하는가. 난 어찌하여 그 고민 끝에 명확한 해답이 있을 거라 믿는가. 결국엔 아무것도 없다는 걸 이해하고 있음에도.

나는 어떤 사람인가. 키우던 애완동물이 죽었을 때 눈물 흘리는 게 나인가. 알던 사람의 죽음에도 아무렇지 않은 사람이 나인가. 사람들에게 보이는 내 일면과 보이지 않는 내 일면의 모습이 괴리가 있는 것은 어떠한 이유인가. 혹자는 그 모습 또한 자신이며, 모든 사람이 그런 일면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지만. 난 왜 이리도 나 자신에 대해 불편하고 마뜩지 않으며 신뢰하지 않는 것인가.

아마도 나 자신을 가장 믿지 못하고 괴이하게 여기는 게 아마 나 자신이 아닐까. 크나큰 모순의 협곡 속에서 나는 더욱더 나 자신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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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alg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