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7일 14시. 여기는 지하매장. 수많은 사람들 중, 빨간 점퍼를 입은 남자와 노란 머리의 여자 커플이 의심스럽다. 벌써 세 번째 내 시야에 들어왔고 나와 눈이 마주쳤다. 수첩에 글씨를 쓰는 것처럼 보인다. 가끔 흘기듯이 나를 살피고 진열대 뒤로 몸을 숨긴다. 하지만 난 알 수 있다. 그들이 의심스럽다.]
[1월 17일 19시. 벌써 해가 저물고 있다. 아까의 커플은 교대한 건지 이제는 보이지 않는다. 가로등에 불이 켜진다. 주변에 많은 사람이 보이지만 딱히 의심스러운 사람은 없다.]
[1월 19일 9시. 그들은 어딜 가나 항상 내 시야에 있다. 왼쪽- 그러니까 전방 11시 방향. 수상한 움직임을 보인다. 눈이 마주치자 시계를 확인한다. 그렇게 행동해도 내 눈을 피할 수는 없다. 오늘은 조심스레 그들을 미행해보기로 한다.]
[1월 19일 12시. 그들을 놓쳤다. 녀석들은 용의주도하게도 사람들 사이에 섞여 도망쳤다. 없어졌다. 아쉬운 마음을 참고 길을 되돌아간다. 아마 오늘은 더 이상의 미행은 없을지도 모르겠다. 혹시 모르는 거겠지만...]
[1월 22일 15시. 오늘은 조금 늦게 집을 나섰다. 아무도 주변에 없지만 난 누군가 날 지켜보고 있다는 확신을 할 수 있다. 오른쪽 상호 빌라 3층, 거기서 비추는 미세한 불빛. 몇 년간의 미행 탓인지 난 그걸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최대한 의심 사지 않게 행동해야 한다. 내가 그들을 발견했다는 걸 아무도 알아채지 못하게.]
[1월 22일 21시. 한 명이 아니다. 도망가야 한다. 걸린 것 같다.]
[1월 22일 21시 30분. 쫓아오고 있다.]
[하아... 1월 하아- 22일 22시. 여기는 하나아파트 지하. 하아- 넘버 7201 차 뒤에 몸을 숨겼다. 녀석이 날 놓쳤는지 아직은 모르겠다. 아직 숨어 있어야겠다.]
[1월 22일 23시. 개 같은 새끼들. 내가 그 새끼들의 수법을 몰랐더라면 지금 난 죽었을 거다. 치밀한 새끼들. 흔적을 지워두고 사라졌다.]
[2월 1일. 시간은... 모르겠다. 며칠째 집에서 나가지 않았다.]
[2월 9일. 녀석들이 밖에 있다. 나갈 수가 없다.]
[2월... 며칠이지? 경찰들은 내 전화를 무시한다. 내가 미쳤다고 생각하나?]
[밖에 분명 녀석들이 있었다. 내가 나가는걸 눈치채자마자 귀신같이 사라졌다. 쥐새끼들...]
[나가면 녀석들이 분명 다시 날 뒤쫓을 거다. 하지만 나가지 않을 수 없다.]
[빨간 점퍼가 수상하다.]
[쫓아갔으나 잡을 수 없었다.]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 분명히. ]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 분명히...]
[난 미치지 않았다.]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
[누군가... 아니다.]
[...]
[......]
[이젠 네 차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