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해피엔딩이 싫습니다. 온갖 역경을 겪은 주인공이 행복을 쟁취하는 그 과정이 역겹습니다. 그들은 선해야 하고 정의로우며 용기 있는 인물입니다. 그에 비해 저는 어떤가요? 악하고 비열하며 겁쟁이인 저는 말이죠. 그들의 입장에선 악당일까요? 악당이어야만 하는 거 아닐까요? 그들의 성공가도에, 혹은 인생 역경 스토리에 있어서 저는 한낱 넘어야 할 장애물이 되어야만 하는 거 아닐까요? 비단, 저만 그렇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 겁니다. 모든 사람들은 상위 몇 프로, 저들만의 세계를 동경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그들이 아닌걸요. 결국 전 그들에게 있어서 패배하고 좌절하는 악당이 되는 거겠죠. 저는 결국 그들의 손에 짓밟히고 제 욕심은 뭉개지며 다른 이들에게 손가락질받는 저는. 그러면 저는, 저의 인생의 결말은 배드 엔딩으로 끝마치게 되는 걸까요? 자신의 인생이라면 그 누구도 원하지 않는 그런 결말 말입니다. 전 정말 해피엔딩이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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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alg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