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과 나의 본모습은 같은 것일까 생각을 하곤 한다. 흔히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하기를 '글은 그 사람을 투영하는 것이다'란 말이 있다. 아마 그 사람의 생각과 느낌 평소의 행동과 버릇들이 묻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의 글은 비뚤어진 생각과 욕망, 한없이 찌질한 한 남자의 이야기뿐이다.

그건 내가 비뚤어진 사람이기 때문일까. 겉으론 웃으면서 속으론 주체 못 할 검은 욕망에 들끓는 사람이기 때문일까. 현실의 나는 낙관주의자이자 하루가 행복한 사람일진대, 내 글은 항상 왜 이런 것일까.

내 글의 화자는 비뚫어진 '나'인 걸까. 그렇게 생각하면 난 희대의 쓰레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게 원래의 나인데 현실의 내가 숨기고 있는 게 아닐까. 우울하거나 슬프거나 누군가에게 분노하거나, 그런 감정을 남몰래 속으로 숨겨둔 채 글로써 표현하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써놓고 보니 확실 한 건 찌질한 화자는 내 모습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끄적끄적-. > 불편한 이야기-한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언 손.  (0) 2018.06.06
태도.  (0) 2018.06.06
흔한.  (0) 2018.06.06
손톱.  (0) 2018.06.06
걷다.  (0) 2018.06.06
Posted by Ralgo :

생각해보면 흔하디 흔한 말이었다. "널 사랑해" 여느 연인이 그러듯 가장 일반적으로 하는 그런 흔한 말. 이제 막 시작한 풋풋한 연인이든, 같이 지내온 세월이 긴 부부든. 그 누구든지 할 수 있는 그런 흔한 말.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그 흔하디 흔한 말로 우리의 비 끌어져 가는 관계를 가리고 있던 건 아니었을까. 내가 널 생각하는 마음이 변해 감에 따라 말할 수 있는 표현이 다양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내가 널 얼마나 사랑했는지 네가 나에게 얼마나 질렸었는지 알 수 있었다면, 너의 갑작스러운 이별에 난 마음 아프지 않았을까.

'끄적끄적-. > 불편한 이야기-한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도.  (0) 2018.06.06
글.  (0) 2018.06.06
손톱.  (0) 2018.06.06
걷다.  (0) 2018.06.06
전염.  (0) 2018.06.06
Posted by Ralgo :

미움이 손톱처럼 자라났다. 아무리 잘라내고 잘라내어도 끊임없이 자라났다. 제발 없어지길 바라며 자르고 잘라내어도 그렇게 미움은 끊임없이 자라났다. 지친 마음을 어찌할 수 없어 마음을 독하게 먹고 미움을 잘라내니 상처가 나고 말았다. 그리고 야속하게도 다시금 손톱마냥 자라났다. 손톱 밑의 검붉은 상처가 남듯 내 마음에도 상처가 남았다.

미움을 잘라내고 잘라내어도 없앨 수 없는 건, 아마 내가 너무나도 작은 사람이어서겠지. 미움마저도 손톱마냥 예쁘게 가꾸어내 숨길 수 없는 사람이어서겠지. 내 마음속 미움은 손톱마냥 계속 자라났다.

'끄적끄적-. > 불편한 이야기-한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글.  (0) 2018.06.06
흔한.  (0) 2018.06.06
걷다.  (0) 2018.06.06
전염.  (0) 2018.06.06
나쁜 일.  (0) 2018.06.06
Posted by Ralg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