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주 작은 사람입니다. 그것은 비단 외모뿐만이 아닌 모든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 저에게는 저를 이루고 있는 사회조차 아주 작은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서로서로 관계를 맺고 폭넓고 유기적인 사회망을 이루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그런 관계망은 저에겐 버거운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글쎄요, 외롭냐고 물어보신다면 또 그렇지는 않습니다. 저의 작은 사회는 인터넷과 함께니까요. 여기는 굳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어색하게 웃음 지으며 말을 할 필요가 없는 곳이니까요. 아아-그렇다고 제 사회가 인터넷 안의 크기만큼 크다고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전 아주 작은 사람이니까요.
아무도 절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 누구도요. 현실과 여기 이 가상공간에서 까지요.
피하지 말아요. 그게 당신과 저의 운명이라면.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죽음조차 달게 받아들여하지 않겠어요? 그게 설사 억울한 죽음이라도. 그러니 웃어요, 슬퍼하지 말고. 눈을 돌리지 말아요. 내 죽음이 당신의 동기가 될 수 있다면 피하지 말아요. 머리에 새기고 마음에 새겨서 당신의 입에서 노랫말이 되고 당신의 손에서 그림이 되고 당신의 글에서 이야기가 될 수 있게. 그러니 웃어요, 슬퍼하지 말고. 그게 죽을 수밖에 없는 저의 운명이라면, 그걸 바라볼 수밖에 없는 당신의 운명이라면, 그렇다면 웃어요.
우리의 만남이 서로 사랑한다는 하나의 마음만 있었다면, 그 길이 올곧게 너에게로만 향하고 있었다면 우리는 아직 괜찮았을까. 괜히 너와의 만남 속에 싹튼 다른 마음들이 우리의 사이를 이렇게 갈라놓았는지도 모른다. 의심과 질투, 분노와 무관심 속에서 우리의 관계는 서서히 벽이 세워진 거겠지. 서로 좋아했던 하나의 마음만이 올바른 길처럼 남아있었다면, 우리는 여러 갈래의 길 속에서 헤매지도 않았을까. 결국 끝이 이런 이별이라면 그건 처음 우리의 선택이 잘못된 걸까. 결국 파국만이 남은 우리의 상황은 이제 다시는 괜찮아질 리 없는 거겠지. 그렇게 되어버린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