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팬텀을 본 이후로 뮤지컬이란 장르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당시 팬텀과 오페라의 유령이 동일 작품인줄 알고 뮤지컬을 보러갔다가 당황한 기억이 있다. 뮤지컬을 안좋아하는 사람들도 다 아는 오페라의 유령의 대표적인 넘버, The Phantom of the opera가 언제 나오나 기대했었다. 뮤지컬 초보라 둘이 다른 뮤지컬이란걸 몰랐으니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웃기게도 제대로 알고 보지 않은 뮤지컬에 푹 빠지고 말았다. 개인적으로 신영숙 배우의 팬이 된 시점이기도 하고. 영상은 뮤지컬 팬텀의 넘버 중 하나인 '다 내꺼야' 신영숙 배우가 부른 버전이다.

어찌됬든간에 그래서 다음 뮤지컬 관람 전에는 원작을 꼭 읽고가리라 생각해서 책을 구입했다. 뮤지컬을 보기 위해 읽은 레베카.

사실 책을 다 읽은지도 뮤지컬 레베카를 본지도 꽤 오래되었다. 난 사실 이히의 행동과 생각이 잘 이해되지도 않고 막심의 행동도 잘 이해되지 않는다. 그나마 공감 가능한건 댄버스부인 쪽일까. 책에서의 이히는 연약하고 소심한 성격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 댄버스 부인에 대응하는 부분도 별로 없어서 속터지는 느낌. 그에반해 뮤지컬에서는 '미세스 드 윈터는 나야'라는 넘버에서처럼 강당있는 모습으로 변모해간다. 난 이 변해가는 모습이 더 이해가 안되는 편이지만. 차라리 댄버스 부인이 집착하고 절망하는 모습이 더 와닿는건 내가 삐뚫어진 성격이라 그런걸 수도 있단 생각을 했다.

뮤지컬과 원작을 비교해가면서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뮤지컬 레베카의 레베카. 신영숙배우 루나배우 버전이다. 신댄과 옥댄은 취향차이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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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철이 들지 않았다. 앞자리의 숫자가 두 번이 바뀔동안 나의 몸뚱이는 끊임없이 세포를 죽여가고 있었지만, 나의 정신은 어릴 적 그때를 답보하고 있다. 발전이 없는 정신상태는 나태하고 불안정함을 벗어나지 못했다. 끊임없이 게으르기만을 추구하는 이 육신은 어느새 지방 덩어리의 괴물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하염없이 언젠간 변화될 거라는 거짓된 자기만족을 하며, 대기만성할 것이란 헛된 꿈을 마음에 품은 채. 와룡과 봉추와 같이 아직 내 재능이 꽃피울 곳을 찾지 못한 것이라 세상을 탓한다. 사실 마음속 불안은 슬슬 머리를 치켜들며, 언젠가 튀어나올 준비를 하고 있단 걸 알고 있다. 난 알고 있다. 그 불안이 튀어나와 날 집어삼킬 날이 온다면, 그런 날이 언젠가 온다면. 아직도 성장하지 못한 날 좌절로 밀어 넣을 것이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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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 시간은 사람을 고집스럽게 물고 늘어진다. 나에게만 주어진 이 남은 시간은 끊임없는 불안감을 짊어지게 했다. 무언가 안정될 만한 것을 찾는다. 숨소리가 귀를 어지럽힌다. 타닥 거리는 펜 놓는 소리가 온 방 안을 채운다. 시간을 채워야 한다. 숨을 천천히 내쉰다. 온몸의 신경이 날카로운 바늘 끝처럼 곤두선다. 발 끝에 힘을 준다. 종아리까지 타고 오르는 둔탁한 고통이 허벅지를 타고 올라 이내 등줄기를 내달린다. 머리가 아찔하다. 비어있는 이 시간, 째깍거리는 시계 소리는 유난히도 천천히 흐른다. 마치 더 느리게 더욱 느리게 거꾸로 내달리는 거북이와 같았다. 날카로웠던 신경을 붙잡아야 했다. 잠시만 신경을 놓아준다면 야생마와 같이 사방으로 쏟아져 나갈 것이 분명했다.

상념은 상념을 낳았다. 그 상념은 살아있는 생물체가 되어 끊임없이 정신을 뒤흔들었다. 이윽고 난 얼마 지나지 않아 야생마의 고삐를 놓았다. 이리저리 내달리는 정신은 온갖 상념들의 파도를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와 동시에 나는 눈을 들어 주변을 살피었다. 나 외에 모두가 바쁜 이 곳, 난 홀로 남은 시간과의 싸움에 지고 말았다. 책상에 엎드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시험을 끝마치는 고통과 같은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난 일어설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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