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당신의 희망이듯 당신도 나의 희망이었다. 당신의 어둠이 밤하늘의 별을 지우듯, 끝없는 어둠뿐인 당신이라도 당신은 나의 희망이었다. 당신과 함께 걷는 것이 어둠 속에서 어둠으로 한 없이 걸어나가야만 하는 여정이라도, 난 당신의 온도만 있다면 당신과 함께 어둠 속을 걷기로 했다. 내가 당신의 희망이었기에 난 당신의 희망이 되기로 했다. 그대가 그러쥔 내 숨통은 어찌 보면 우리의 빨간 실 일지도 몰랐다. 그대의 손에서 느껴지는 체온이 나에겐 이 어둠을 밝히는 불빛이 되었다. 당신의 곁에서 당신이 있음으로 당신의 존재로 인해, 난 당신의 희망이 되기로 했다.

외로움과 어둠이, 저주와 같은 고통이 당신을 집어삼켰다. 내가 당신의 희망이기에, 그리고 당신이 나의 희망이기에, 난 당신의 횃불이 되기로 했다. 내 온도가 당신을 그 추운 외로움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게 해주기를. 어두운 추위 아래서 우리 둘이 어깨를 맞대고 있을 수 있기를.

언젠가 당신이 당신의 어둠으로부터 벗어나, 나의 어깨에 머리를 기댈 때. 그때에는 별 하나 없는 저 어두운 하늘에 별이 떠 있기를 바랐다. 내가 당신의 희망이기에 난 당신과 이 여정을 비추는 별 빛이 되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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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나의 희망이기에 난 그대의 절망이었다. 그렇기에 우리는 좁혀지지 않는 간극에 괴로워했는지도 모른다. 난 매일매일이 눈 덮인 산을 맨발로 걷는 기분이었다. 발바닥을 차고 오르는 것 같은 괴로운 고통은 날 점점 차갑게 파묻고 있었다. 크레바스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처럼, 난 나만의 골짜기 틈에서 괴로워했다. 그대가 내 눈에 보이지 않음에 절망하며 그대가 나타나 주기를 간절히 바랐다.

절망은 혼자의 힘으로 올라갈 수 없는 거대한 얼음 벽과 같았다. 추위는 외로움을 만들었다. 외로움은 나의 마음을 얼렸다. 난 보이지 않는 그대에게 욕을 퍼부으며 날 구원해주기를 간절히 간절히 바랐다. 그리고 그건 나의 이기심으로 발로 된 희망이었다.

그대는 나의 희망으로 인해 거대한 크레바스 밑으로 끌려내려왔다. 내가 없었으면 한다는 생각은 행동이 되어 나오지 않았다. 아니 나올 수 없었다. 난 간신히 드러난 당신의 발목이라도 그러쥐고 있어야 살 수 있었다. 그대가 발을 휘둘러 날 떨궈내지 않는다면,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난 그대를 놓을 수 없었다. 그대가 내 희망이었기에 그대를 끌어내렸다. 그러쥔 발목을 놓지 않고. 그렇기에 난 그대의 절망이었다.

의지란 참으로 박약했다. 그대를 놓을 수 없음에 난 절망으로 더욱 떨어졌고, 그것은 결국 그대가 내 희망이 되게 했다. 미안함은 없었다. 내가 살 수 있는 방법은 이것밖에 없기에, 더욱 외롭고 추운 저 크레바스 밑으로 밑으로 그대와 같이 얼어 죽을 수밖에 없었다. 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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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algo :

과정은 결과에 첨착 된다. 결과는 과정에 의해 결론지어진다. 그렇다면 과정과 결론은 서로에게 무엇이 중요한가. 선은 악으로 인해 존재한다. 악은 선으로 인해 조명된다. 그러하니 악과 선은 동일시돼야 하는 것 아닌가. 행동은 말에 의해 의미를 갖는다. 말은 행동에 의해 가치가 성립된다. 행동과 말은 서로에게 상관관계가 있는가.

움직이는 것은 삶을 영위한다. 영위하는 것은 의지를 갖는다. 따라서 의지를 갖는 것은 움직인다. 삶은 복합적이다. 복합적인 것은 혼돈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모든 혼돈은 복합적인가. 그렇다면 단순한 것은 안정적이라 할 수 있는가. 움직이는 것은 복합적인가 안정적인가. 의지란 것은 복합체의 연속일 테니 복합적인가. 그렇다면 움직이는 것은 혼돈인가. 그렇다면 움직이지 않는 것은 안정적이라 할 수 있나.

혼돈은 악인가. 그렇다면 악은 복합적이다. 선은 안정적이기에 단순한가. 사람은 복합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람은 혼돈이며 악인가. 생각은 부유한다. 부유하는 것은 흩어진다. 그렇다면 생각은 흩어지는가. 흩어지는 게 생각이라면 그것은 당연한 것이 되는가. 결국 생각은 이렇듯 부유하며 흩어지는 게 당연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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